신경숙 작가의 표절 사태로 한국문학 위기론이 고조되던 2015년 여름호로 창간된 《문학과행동》은 짧은 시간 안에 주목받는 잡지로 성장했으나, 편집고문인 국민연극 「만선」의 작가 천승세와 그의 제자 발행인 이규배 시인이 동시에 암 선고를 받고 투병하던 와중 1917년 9호로 발간이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후 작가 천승세의 타계 4주기에 스승의 유지를 받들어 제자인 이규배 시인이 암 투병 생활을 딛고 《문학과행동》 통권 10호로 복간호를 냈다.
《문학과행동》 10호부터 잡지를 이끌어 갈 편집주간 임동확(한신대학교 교수) 시인은, 편집위원으로 동서를 넘나드는 폭넓은 사유를 보여주는 문명 비평가 김남수, 우리 시대의 시가 가야 할 바를 치열하게 탐색해 온 이성혁 문학비평가, 고 백기완 선생의 맏며느리이자 이주노동자 현실을 다루어 일찍이 주목 받아온 소설가 김재영을 모셨다. 임동확 주간은 복간사에서 “이 세 분의 편집위원들과 함께 지리멸렬한 담론에 갇혀 있는 우리의 문학장 속에서 기존의 문법이나 사유체계에 균열을 내면서 그 틈새로 솟아오르는 새로운 인간적 가치와 의미, 목적과 도덕의 어떤 ‘협잡성’도 없는 문학세계를 펼쳐보고자 한다. (...) 고 천승세 작가의 문학정신과 그 유지를 잇고자 하는 《문학과행동》은 따라서 기존의 구태의연한 편집기획과 작품생산을 거부한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극단적 소외의 삶을 사는 여인숙 달셋방에서 민중들과 생활하며 시를 쓴 시인 이강산의 신작시 ‘누룽지 생각을 먹으며’,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캐나다 밴쿠버에서 생활하면서 재외동포문학대상 수상을 한 작가 반수연의 단편 ‘춤을 춰도 될까요?’가 신작으로 실렸다. 지역에 ‘묻혀 있는’ 역량 있는 예술가를 찾아 조명하는 ‘유역 예술가를 찾아서’ 편에서는 전라남도 영광 유역의 시인 장진기를 선정하고 ‘사금파리 빛 눈 입자’ 등 10편의 시와 그의 시세계를 해설한 장문의 비평 ‘진정의 박실’(이규배)이 실렸다.
한국문학사 연구에서 반드시 참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자부하는 ‘문행논단’에서는, 고 ‘천승세 작가 3주기 기념 제1회 하동학술문화제’에서 발표한 ‘염통과 하동성, 그리고 몸굿으로서 시학’(임동확), ‘한국 해양문학의 금(은)자탑’(전상기), ‘생태 위기의 시대에 다시 읽는 천승세 소설’(김재영) 등 천승세의 문학사적 재평가를 목적으로 연구한, 역량 있는 학술적 비평문 들을 실었다.
--차례---
“복간사” / 임동확
“신작시” / 김경애/ ‘춘화당 비파나무 한 그루’ 외 1편 김보일/ ‘시월의 어느 날’ 외 1편 노혜경/ ‘욥에 중독됨’ 외 1편 박몽구/ ‘김중업, 서산부인과 뒷골목’ 외 1편 박윤일/ ‘유적’ 외 1편 박제영/ ‘꽃인 듯 눈물인 듯, 노래인 듯 소리인 듯’ 외 1편 이강산/ ‘누룽지 생각을 먹으며’ 외 1편 최자웅/ ‘오두막집 사랑’ 외 1편
“신작소설” / 반수연/ ‘춤을 춰도 될까요?’
“유역 예술가를 찾아서” / 전라남도 영광 시인 장진기 시/ ‘사금파리 빛 눈 입자’ 외 9편 해설/ ‘진정의 박실’/ 이규배
“문행논단” / 임동확/ ‘염통과 하동성, 그리고 몸굿으로서 시학’ 전상기/ ‘염통과 하동성, 그리고 몸굿으로서 시학’ 임동확/ ‘염통과 하동성, 그리고 몸굿으로서 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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