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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 뒤 폭락…양자컴퓨터 관련주 어떻게?

안전한 투자 전략은? ETF로 리스크 줄이기

조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25/01/11 [16:45]

급등 뒤 폭락…양자컴퓨터 관련주 어떻게?

안전한 투자 전략은? ETF로 리스크 줄이기

조동현 기자 | 입력 : 2025/01/11 [16:45]

양자컴퓨터는 현대 과학기술의 궁극적인 혁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컴퓨터가 정보를 처리할 때 사용하는 비트(bit) 대신 큐비트(qubit)를 활용하는 양자컴퓨터는 특정 문제를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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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은 2019년 양자컴퓨터 '시커모어'를 공개하며, 기존 슈퍼컴퓨터가 1만 년 걸리는 계산을 200초 만에 수행하는 성과를 발표했다. 시커모어는 금속 원기둥 형태로, 내부에 여러 겹의 통이 있으며, 가장 안쪽에 양자 프로세서가 위치해 있다.    

 

큐비트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중첩 상태를 통해 병렬 계산이 가능하며, 암호학, 금융, 국방,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양자컴퓨터는 현존하는 암호체계를 무력화하고 블록체인 기술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적·사회적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양자컴퓨터 기술은 1980년대부터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가능성이 논의되기 시작했으며, 2000년대에 들어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개발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양자컴퓨터도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며, 구글, IBM, 아이온큐(IonQ), 리게티 컴퓨팅(Rigetti Computing) 등 선두 기업들이 기술 상용화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큐비트의 오류율과 같은 기술적 한계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자사가 개발한 양자컴퓨터 칩 ‘윌로우(Willow)’를 발표하며 양자컴퓨터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양자컴퓨터는 큐비트 수를 늘릴수록 오류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문제가 있었으나, 구글은 이 오류율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발표는 양자컴퓨터 기술이 현실화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되며, 시장에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구글의 발표 이후 아이온큐를 비롯한 양자컴퓨터 관련 종목들은 상승세를 보였으나, CES 2025를 앞두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발언이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황 CEO는 “양자컴퓨터가 15년 안에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면 이는 이른 축에 속할 것”이라며 기술의 상용화가 여전히 멀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의 발언은 단순한 개인적 의견으로 치부되지 않고, 시장에 냉정을 불러오는 계기가 됐다.

 

젠슨 황의 발언 이후 아이온큐는 하루 만에 주가가 39% 폭락했으며, 리게티 컴퓨팅과 퀀텀 컴퓨팅 역시 각각 45%, 43% 하락했다. 특히 아이온큐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은 수익률이 -100%에 이르며 청산되기에 이르렀다. 서학개미들이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아이온큐는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큰 손실을 안겼다.

 

양자컴퓨터 시장이 급격히 냉각된 배경에는 기술 상용화의 현실적 어려움과 함께 지나치게 부풀려진 기대감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웨이브 퀀텀의 알란 바라츠 CEO는 황의 발언이 어닐링 모델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반박했지만, 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데는 실패했다.

 

양자컴퓨터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전문가들은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 기업의 변동성은 90%에 달해 원유나 크립토 투자보다도 위험하다”며 “ETF를 통한 바스켓 투자가 변동성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양자컴퓨터 ETF가 등장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KOSEF 미국양자컴퓨팅 ETF’를 출시하며, 아이온큐, 마벨 테크놀로지, 엔비디아 등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했다. 해당 ETF는 출시 후 12거래일 만에 순자산 규모가 75억 원에서 1000억 원을 돌파하며 주목받았다.

 

 

양자컴퓨터는 AI와 함께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지만, 상용화에 이르는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개별 기업이 성공할지 실패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ETF를 활용한 분산 투자는 투자자들에게 보다 안전한 접근법을 제공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지만, 그 속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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