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전기차 시장 실패원인과 미래 자동차 전망제조의 벽: 하드웨어 중심 자동차 산업의 복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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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이 10년간 추진해 온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젝트 '애플카'를 최근 중단했습니다. 한겨레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전기차 연구 조직인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을 해산하고, 해당 직원 약 2,000명을 인공지능(AI) 부서로 재배치할 계획이다. 이러한 결정은 전기차 수요 부진과 기술 개발의 어려움 등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 한편, 다이슨도 전기차 시장 진출을 시도했으나, 높은 생산 비용과 시장 경쟁력 부족으로 프로젝트를 중단한 바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IT 기업들이 자동차 산업에 진입하는 데 있어 제조 역량 확보와 시장 이해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
2020년 12월, 애플이 2024년 전기차를 출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자동차 산업에 일대 변화를 예고하는 듯했다. 애플의 전기차 프로젝트는 업계의 큰 기대를 받았고,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위협이 될 것으로 보였다.
비단 애플뿐만 아니라 구글과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도 자율주행과 전동화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며 자동차 산업 진출을 선언했다. 하지만 결국 애플은 전기차 프로젝트를 공식적으로 진행하지 못한 채 좌초되었고, IT 기업들의 자동차 산업 진출 또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러한 실패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자동차 산업의 복잡성과 제조 역량의 한계
자동차 산업은 단순히 기술 혁신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이 보유한 핵심 기술은 엔진 기술, 차체 구조 기술, 종합 성능 개발(시험평가) 기술 등이며, 이들 기술은 수십 년의 경험과 방대한 연구 개발 투자로 축적된 것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안전성과 신뢰성이 중요한 만큼, 철저한 테스트와 인증 절차가 요구된다. 그러나 IT 기업들은 자동차 제조 경험이 부족했고, 이를 단기간에 극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엔진 기술의 중요성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차량의 차체 구조와 내구성, 주행 성능, 종합적인 품질 관리는 전통적인 제조사의 강점으로 남아 있다. 애플과 같은 IT 기업들이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하드웨어인 자동차의 완성도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공급망 관리와 대규모 제조 역량이 필수적이다. 애플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폭스콘과 협력했지만, 자동차 산업의 복잡한 제조 프로세스를 IT 기반 기업이 단기간에 따라잡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둘째, 공급망 문제와 전기차 핵심 부품의 확보 난항
애플이 전기차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공급망 관리와 핵심 부품 확보였다.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이며, 이는 차량의 성능과 가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애플은 배터리 기술 확보를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했지만, 기존 배터리 제조사들과의 협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배터리 원가를 낮추면서도 안정성을 확보하는 기술적 한계도 존재했다.
애플은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자 했지만, 이를 실용화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반면,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미 배터리 공급망을 갖추고 있었고,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들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통해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애플의 자동차 프로젝트가 실패한 또 다른 원인은 반도체 공급망 문제였다. 2020년 이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는 자동차 산업에 직격탄을 날렸고, 이는 전기차 생산을 계획하던 IT 기업들에게도 큰 타격이 되었다.
셋째, 조직 문화와 프로젝트 관리의 충돌
애플의 자동차 프로젝트 ‘타이탄’은 2014년에 시작되어 큰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내부 조직 문화와 프로젝트 관리의 충돌로 어려움을 겪었다. 애플은 폐쇄적인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며 성공한 기업이지만, 자동차 산업은 협력과 유연성이 필수적인 산업이다. 자동차 제조는 다수의 부품 공급업체와 협력해야 하고, 이를 조율하는 복잡한 과정이 요구된다. 애플의 강한 독자적 문화는 이러한 협력 구조와 상충되었으며, 이는 프로젝트의 지연과 핵심 인재들의 이탈로 이어졌다.
특히 더그 필드와 같은 핵심 인력이 프로젝트를 떠나면서 애플의 전기차 개발은 더욱 어려워졌다. 애플은 이후 테슬라, 포드, BMW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에서 인재를 영입하며 프로젝트를 이어가려 했지만,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기술적 노하우와 경험이 단기간에 축적될 수 없었다. 또한 IT 기업의 프로젝트 관리 방식은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적합하지만, 긴 시간과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는 자동차 개발에는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자동차 산업의 높은 진입 장벽과 현실
애플의 전기차 프로젝트는 IT 기업이 자동차 산업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복잡한 현실을 보여준 사례다. 자동차는 단순히 소프트웨어로 해결할 수 없는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이며, 제조 역량과 공급망 관리, 기술적 완성도가 필수적이다.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은 오랜 역사와 기술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의 안전성과 품질을 보장하고 있으며, 이는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진입 장벽을 형성하고 있다.
애플과 같은 IT 기업들은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경험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자동차 산업은 이를 넘어서는 포괄적인 기술력과 관리 역량이 필요하다. 또한 배터리와 반도체와 같은 핵심 부품의 확보와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전기차 생산은 불가능에 가깝다. 애플이 전기차 시장에서 실패한 이유는 이러한 자동차 산업의 특성을 간과하고, 단기간에 혁신을 이루려 했기 때문이다.
결국 자동차 산업은 기술 혁신과 제조 역량이 결합되어야 성공할 수 있는 분야이며, IT 기업들이 이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변화와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애플의 전기차 프로젝트가 실패한 것은 IT 기업이 가진 한계와 자동차 산업의 높은 진입 장벽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시장 환경에서도 자동차 산업은 여전히 복잡하고 강력한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뛰어넘는 기업만이 미래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 자동차 산업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세계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2020년 7,942만 대 수준으로 전년 대비 약 13%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같은 저성장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2023년에나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나마 현대·기아차가 국내 시장에서 선전하며 상대적으로 적은 타격을 입었지만, 글로벌 시장의 위축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하반기에도 V자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내다보게 하는 다섯 가지 중요한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친환경 수요의 급증
첫 번째로 주목할 점은 코로나19가 친환경 수요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인류의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환경문제가 다시금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유럽연합(EU)에서는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완화를 요청했지만, 결과적으로 내연기관차의 부활은 요원한 일이 되었다.
독일의 다임러, 폭스바겐, BMW를 포함한 주요 제조사들은 친환경 정책과 전기차 전환에 대한 투자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확인했다. 소비자들의 인식도 친환경차의 도입을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흐름으로 만들고 있다.
중국 시장의 재조명과 탈세계화
두 번째 변화는 중국 시장과 공급망 재편에 대한 논의이다. 중국은 오랜 기간 세계 자동차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으나,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10% 넘는 역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부품 공급망의 대혼란은 중국 중심의 글로벌화 전략에 회의감을 불러일으켰고, 탈세계화와 리쇼어링(Reshoring)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미·중 패권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이 겹치면서 자동차 산업의 탈세계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화 소비문화와 차량 공유의 변화
세 번째는 비대면 요구로 인해 촉발된 소비문화의 변화이다. 코로나19 이전 광풍을 일으켰던 우버, 리프트, 그랩 등 승차 공유 서비스는 비대면과 사회적 거리두기 요구로 위기에 직면했다. 새로운 소비문화는 청결이 보장된 차량을 개인적으로 공유하거나, 차량 구독 서비스와 같은 맞춤형 소비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재택근무 확산으로 인한 레저 차량 수요 증가와 같은 새로운 트렌드도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네 번째 변화는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이다. 자동차 산업의 마케팅과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서 비대면 기술이 확산되고 있으며, 가상현실(VR)과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또한, 성과 평가와 업무 체계는 시간 중심에서 가치 중심으로 변화하고, 프로젝트 단위 업무 소통은 더욱 세밀화되고 있다. 차량 내 통신 기술을 통한 연결성 강화는 물론,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도 디지털 전환이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위생 공조 시스템의 등장
다섯 번째는 차량 실내의 위생 공조 시스템 발전이다. 코로나19 사태는 공기 청결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를 극대화했다.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대용량 에어필터와 이오나이저를 통해 실내 공기 정화 수준을 병원의 무균실 수준까지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섰다. 스마트폰과 연동하여 차량의 위생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도 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코로나19가 불러온 그린생존, 탈세계화, 개인화 소비문화, 디지털 전환, 위생 공조의 다섯 가지 대변화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규정하는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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