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변화시킨 수많은 성공적인 기업들은 한순간 떠오른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기업이 오랜 시간 꾸준히 기초를 다져오며 성공을 이뤘다.
샘 월턴의 월마트 역시 그러한 기업 중 하나다. 그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하루아침에 성공을 이룬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월마트는 20여 년간의 노력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월마트는 처음부터 대형 할인점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1945년부터 여러 잡화점을 운영하며 경험을 쌓았고, 그 결과 1962년 첫 할인점을 열게 된 것이다. 월턴의 자서전 메이드 인 아메리카에서도 이러한 과정을 상세히 다뤘다.
그는 "우리가 해오던 일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일 뿐이었다"고 회고하며, 성공이 단순히 아이디어의 결과가 아닌 끈기와 꾸준함에서 비롯되었음을 강조했다.
반면 월마트보다 4년 먼저 설립된 에임스 스토어는 처음부터 "지방 할인 매장"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시작했지만, 월마트처럼 지속적인 성공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에임스는 설립 첫해 1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등 초기에는 성공적이었지만, 결국 월마트의 경쟁력을 따라잡지 못했다. 월턴과 에임스의 차이는 단순히 아이디어의 유무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실행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킨 능력에 있었다.
이러한 사례는 기발한 아이디어만으로는 기업을 성공시킬 수 없음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기업 성공의 필수 조건이라고 믿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번 연구에서 성공적인 기업으로 선정된 많은 사례는 아이디어보다는 지속적인 노력과 꾸준한 성장을 통해 성공에 이르렀다.
예를 들어, 윌러드 메리엇은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리지 못해 고민하다가 워싱턴 D.C.에 A&W 루트 맥주 노점을 열었고, 그곳에서 메리엇 인터내셔널이라는 글로벌 호텔 체인이 탄생했다. 존 노드스트롬은 알래스카 광산에서 돌아와 작은 구두 가게를 시작했으며, 이는 오늘날의 노드스트롬 백화점으로 성장했다.
소니 역시 창립 초기 어려움을 겪었다. 3M은 광산 사업 실패 이후 사포 제조로 방향을 전환했으며, 이후에도 오랜 시간 다양한 실패를 극복하며 성공의 기반을 다졌다. 반면 노턴 같은 비교 기업은 초기에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장기적인 성공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는 기업의 성공이 단순히 기발한 아이디어나 초기의 운에 좌우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월트 디즈니 역시 처음부터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었다. 그의 첫 만화 시리즈 만화 나라의 앨리스는 큰 실패를 맛봤다. 하지만 디즈니는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애니메이션의 거장이 되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컬럼비아 영화사는 초기 작품부터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며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 창업자인 빌 휴렛과 데이비드 패커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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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본질은 단순히 하나의 아이디어나 제품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있다. 빌 훌렛과 데이비드 패커드는 이를 잘 보여준다. 훌렛 패커드는 특정 제품이 아닌 회사 자체와 그들의 독특한 경영 철학을 궁극적인 창조물로 삼았다.
훌렛은 "우리는 엔지니어들이 창조적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안정된 생계를 보장하고 폭넓은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하며, 직원들이 최고의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구축했다. 그 결과 훌렛 패커드는 혁신적인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하며 성공적인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부카 마사루가 창립한 소니 역시 워크맨과 텔레비전 같은 혁신적인 제품으로 성공했지만, 이러한 제품들은 회사의 철학과 지속적인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기업의 성공은 단순히 한두 개의 제품이 아닌 회사 자체의 철학과 방향성에서 비롯된다.
기업은 특정 아이디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그 자체가 목적이어야 한다. 특정 아이디어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그 아이디어가 실패했을 때 회사 전체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반대로 회사 자체를 창조물로 인식하면 다양한 아이디어와 시장 기회를 탐색하며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처럼 성공적인 기업의 창립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끈기와 노력, 그리고 조직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꾸준히 발전시키는 것이다. 기업은 제품의 수단이 아니라 제품을 만들어내는 수단으로서 존재해야 한다.
성공적인 기업들은 이를 통해 특정 제품이나 기술에 얽매이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왔다. 이 점에서 경영자들은 아이디어보다 회사 자체를 궁극적인 창조물로 삼는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