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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과잉 시대, 독서의 본질과 어떻게 독서해야 하나?

옛사람들의 독서법, 현대 사회에 던지는 교훈

정보의 바다에서 길을 찾는 애들러의 독서 기술

깊이 있는 독서가 지혜를 싹틔운다

유경남 기자 | 기사입력 2024/11/17 [05:46]

정보 과잉 시대, 독서의 본질과 어떻게 독서해야 하나?

옛사람들의 독서법, 현대 사회에 던지는 교훈

정보의 바다에서 길을 찾는 애들러의 독서 기술

깊이 있는 독서가 지혜를 싹틔운다

유경남 기자 | 입력 : 2024/11/17 [05:46]

현대 사회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보편화되며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개의 정보가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이를 두고 옛 선비들이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다섯 수레의 기준은 장자가 쓴 대나무 책의 부피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당시의 책은 크고 무거웠지만 내용은 오늘날의 종이 책 몇백 권에 불과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현대인은 이미 다섯 수레가 아니라 오십 수레 이상의 책을 읽는 셈이다. 학생들이 학창 시절 접하는 교과서만 해도 열 수레를 채울 정도다. 그러나 이 같은 정보 과잉 속에서 우리가 정말로 책을 제대로 읽고 있는가를 묻는다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옛사람들은 책을 읽는 방식과 목적이 오늘날과 달랐다. 선비들은 현인의 가르침을 소리 내어 읽으며 수백 번 반복하기도 했다. 집집마다 책을 읽은 횟수를 기록하는 서산(書算)이 있었을 정도다. 이는 단순히 지식을 축적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깊은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인격을 다듬기 위해 책을 읽었던 것이다. 서양에서도 수도사들이 리듬에 맞춰 책의 낱말을 소리 내어 읽는 전통이 있었다. 독서는 인간을 성찰하고 인격을 완성하기 위한 과정으로 여겨졌다.

 

반면, 현대인은 다르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반드시 인격적으로 성숙하거나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독서량이 많아도 지식을 삶에 적용하지 못하거나 인간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한 사례는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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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독서의 질과 목적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험 준비나 출세를 위한 공부에만 집중한다면 책은 단순한 도구로 전락할 뿐이다. 이 점에서 모티머 J. 애들러의 《독서의 기술》은 현대 독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애들러는 독서를 시작하기 전 ‘점검 독서’를 권한다. 책의 제목과 광고 문구를 살피고 목차를 꼼꼼히 읽으며 책의 구조와 핵심 메시지를 파악하라고 한다. 그는 목차가 책의 뼈대라고 강조한다. 책의 마지막 2~3페이지를 먼저 읽어 핵심 내용을 확인하고, 주요 장을 간략히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점검 독서를 마친 뒤에는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알고는 있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상태에 머문다면 독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애들러의 독서법은 책을 통해 작가와 대화를 나누듯 내용을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읽는 과정이다. 책의 전체 구조와 핵심 메시지를 꿰뚫는 능력을 강조한다.

 

그러나 현대 독자들은 애들러의 방식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정보의 양이 넘치고 흥미로운 콘텐츠가 많아 긴 시간을 들여 한 권의 책을 읽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쿼터리즘(Quaterism)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어떤 책이든 15분 이상 집중하지 못한다. 이는 깊은 사고와 이해를 방해한다. 결국, 흥미 위주의 피상적인 독서가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들러의 독서법은 우리가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바라보는 데 필요한 지적 근력을 키우는 과정으로 의미가 크다. 공자가 《주역》을 읽으며 책을 묶는 끈이 세 번이나 끊어질 정도로 반복 독서를 했다는 일화는 독서가 지혜를 키우는 중요한 도구임을 보여준다. 한 권의 책과 치열하게 씨름하는 경험은 단순히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지혜를 싹트게 하는 원천이다.

 

이와 같은 독서법은 정보 과잉의 시대에 더욱 중요하다. 방대한 정보 속에서 정말로 가치 있는 것을 찾아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필요하다. 애들러는 독서를 단순히 지식을 얻는 과정이 아니라 삶의 방향성을 잡아주는 도구로 삼았다. 책의 구조와 메시지를 이해하고,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정리해 표현하며, 책이 말하는 바를 삶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책을 읽는 행위를 넘어 세상을 이해하고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과도 연결된다.

 

독서는 결국 인격을 다듬고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우는 과정이다. 정보가 넘치는 현대 사회에서 독서는 단순히 많은 정보를 소비하는 행위가 아니라, 필요한 정보를 골라내고 이를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 애들러가 강조한 대로, 독서는 작가와의 대화이며 자신을 성찰하는 과정이다. 정보 과잉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한 권의 책이라도 제대로 읽고 그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독서법을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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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 경제부장
man90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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