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식사문화, 그 속의 다양한 의미고운 색의 밥, 젊음을 담다
|
고대의 팥물밥이나 간장으로 물들인 밥 역시 오랜 전통을 가진 특별한 식사였다. 예컨대 조선시대의 임금은 수라상에 올린 홍반(팥물로 물들인 밥)을 즐겼으며, 정월 대보름이나 잔칫날 먹는 약식처럼 흑설탕이나 캐러멜을 섞어 검은색을 내기도 했다.
고운 색을 통해 입맛을 돋우고, 팥물을 비롯한 다양한 재료로 영양을 보충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이런 전통은 현대에도 이어져 약식을 비롯한 한국 전통 음식의 독창성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기원전부터 동아시아의 다양한 나라에서 덮밥이 발전해 왔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규경은 밥에 가지, 고기, 채소 등을 덮은 '사반'이라는 음식을 기록했다.
이는 고대부터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며 토지의 신에게 제사 음식을 올린 문화와 연관된 것으로, 지금의 비빔밥이나 덮밥의 기원이 될 수 있다. 일본의 덮밥인 돈부리와 달리 한국과 중국의 덮밥은 소스를 얹지 않고 반찬을 밥 위에 올려놓거나 옆에 두고 먹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비빔밥과 비슷한 음식도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고려 시대부터 돌솥에 밥을 짓는 전통이 이어졌으며, 비빔밥의 원형인 골동반은 갖은 재료를 섞어 비비는 음식으로 송나라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음식이 존재했다. 돌솥에 밥을 비벼 먹는 전통은 천년 이상을 이어오며 오늘날의 돌솥비빔밥으로 자리 잡았다.
현미밥 역시 역사 속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했다. 지금은 건강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전기밥솥이 없던 시절에는 딱딱하고 소화도 잘 되지 않아 사람들이 기피했다.
대표적인 예로, 남송의 학자 주자는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현미밥을 대접했다가 무시를 당했으며, 그가 괴씸죄에 걸려 박해를 받은 이야기까지 전해진다. 한편, 한나라 무제 때 재상 공손홍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 현미밥을 즐겨 먹으며 청렴한 생활을 했다고 전해진다.
조선 후기와 그 이전의 시대, 우리의 조상들은 각기 다른 의미와 목적을 담아 다양한 색깔과 형태의 밥을 지어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