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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의 문학적 실천과 소설미학’ 학술제와 ‘극단 동양레퍼토리 초청 낭독극’ 공연

천승세 작가 4주기 추모 학술‧문화제 열리다  -

강민숙 | 기사입력 2024/10/29 [22:10]

‘하동의 문학적 실천과 소설미학’ 학술제와 ‘극단 동양레퍼토리 초청 낭독극’ 공연

천승세 작가 4주기 추모 학술‧문화제 열리다  -

강민숙 | 입력 : 2024/10/29 [22:10]

고 천승세 작가 4주기 추모 학술문화제 열리다

- ‘하동의 문학적 실천과 소설미학학술제와 극단 동양레퍼토리 초청 낭독극공연

 

지난 20201127, 향년 81세로 타계하신 하동(河童) 천승세(千勝世) 선생의 4주기 추모 학술문화제가 하동천승세기념사업회와 하동천승세학회 주최로 111() 130분부터 7시까지 대학로 예술가의 집다목적홀에서 열린다.

이번 추모제는 1(130~530), ‘하동의 문학적 실천과 소설미학학술제와 2(6~7), ‘극단 동양레퍼토리 초청 포대령낭독극등 두 개의 큰 행사로 작년에 이어 두 번째이다. 1부 학술제는 문학박사이자 한신대학교 교수인 임동확 시인이 좌장으로 진행한다. 첫 번째 발제는 박몽구 전 한국작가회의 이사가 문학적 주제와 실천 함께한 작가를 발표하고, 전 경인여자대학교 교수이자 연극뮤지컬 예술감독 윤세민 박사가 토론자로 참여한다. 두 번째는 한국작가회의 비평분과 전상기 문학박사가 하동 천승세 문학의 물밥 사상에 대하여를 발표하고 토론자는 한국작가회의 소설분과 김재영 박사가 맡았다. 세 번째는 국문학연구자 이규배 박사가 선창을 중심으로 한 하동소설미학 일별을 발표하고 한국작가회의 비평분과 이철경 비평가가 토론자로 참여한다.

1부 학술제의 제목을 하동의 문학적 실천과 소설미학으로 정한 것은, 하동 천승세가 1970년대 유신독재에 반대하는 자유실천문인협의회 결성에 적극 참여해 유신반독재 민주화운동에 투신했고 이후 민족문학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남북작가회담을 주도하는 등 민주적 실천운동과 작품 창작을 일치시키며, “가장 독창적이고 무게 있는 작가로서 작품적 성취를 이룬 문인”(백낙청)으로 위상을 굳혔기 때문이다. 백낙청에 따르면 천승세와 그 소설은 독자의 궁금증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인식의 충격을 안겨주고 끝맺는 플롯의 조절, 긴 여운을 남기며 생략과 함축의 묘미를 살리는 능력, 풍부하고 예민한 감수성과 온갖 살아 있는 것과 함께 느끼고 함께 아파하는 능력의 남다름, 뛰어난 묘사력과 그 바탕의 곱고 여리고 섬세한 마음, 토속에 흠뻑 젖은 작품이면서도 매우 세련된 현대적 지성으로 다듬은 예술품, 민중생활을 침해하는 온갖 압제에 대한 뜨거운 분노와 굽힐 줄 모르는 저항정신, 민중문화와 민중언어의 풍성한 아름다움에 대한 객관적 인식, 현대세계와 토속세계에 내재하는 구조적 모순에 대한 투철한 인식과 시적 감동력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획득해 내는 다른 차원의 현재성, 설익은 저항적 작품들의 판에 박힌 결말에서는 맛볼 수 없는 예술적 감동, 치밀한 예술적 조직이라고 상찬됐다. 이에 주목해, ‘온갖 압제에 대한 뜨거운 분노와 굽힐 줄 모르는 저항정신과 결합한 민중 염원과 화엄생명의 형이상학적 질단어의 발음과 음운구조의 층, 의미 단위의 층, 다양한 도식적 층(schematized aspects), 재현된 객관적 실재의 층들과 매우 복잡하지만 심미적 생명체로 다성악적 성격(多性樂的 性格, polyphoner charakter)의 화음을 띠는 천승세 소설미학을 분석하고, 미완의 유고작 대하장편 해양소설 선창, 빙등등의 문학적 성취에 대해 논한다.

2부는 극단 동양레퍼토리 초청 포대령낭독극을 한 시간 동안 공연한다. 연출은 김성노 감독이 맡았고, 배우 배상돈, 임상혁, 장연익 등이 열연한다.

포대령6.25 전쟁의 트라우마를 지닌 채 전역 후에도 자신을 현역이라고 우기며 전쟁터에서 죽음을 맞아야 한다는 신념을 지닌 광인이다. 포대령은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다는 장인적 직업정신을 현현하는 우의적 인물로 대포와 전쟁의 전략 전술에는 그를 능가할 인물이 없다. 전쟁과 전후의 부조리 속에 을 달지 못하고 대령으로 전역한 인물, 포대령 김달봉은 도시 개발을 위해 야산을 폭파하는 다이너마이트 소리를 대포 소리로 알고 거기로 달려가 비극적 최후를 맞으며 전사(戰死)’한 것이라고 자랑스러워하는 비극적 인물이다.

천승세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소설가 박화성의 아들로 태어나 195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점례와 소가 당선돼 소설가로 등단했고, 소설가 김동리 선생의 권유로 같은 해에 단편소설 내일)현대문학1회 추천, 이듬해에 견족(犬族)2회 추천돼 김동리 에게 경국문장(經國文章, 나라를 다스리는 문장)’이라는 낙관을 하사받으며, ‘천재 소설가로 불린다. 1975년 창작과비평사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만해문학상을 소설가로서는 처음단편 황구의 비명, 폭염 두 편으로 수상한다.(1회 수상자는 시인 신경림 농무, 2회 수상자는 소설가 천승세 황구의 비명, 폭염 ) 그리고 1978년에는 단편 혜자의 눈꽃으로 이상문학상비평가상을 수상했다.

한편 1964년 희곡 물꼬가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입선되고 같은 해 국립극장 현상모집에 장막극 만선(滿船)이 당선되었고, 이 작품으로제1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현 백상예술대상)을 수상하였다. 시를 읽는 듯 리듬의 생기가 넘치는 문체, 토속적이고 민중적인 언어, 상징적이고 압축적이며 함축적인 이야기 구성을 통해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파헤치며 깊은 여운의 감동으로 결말을 이끄는 리얼리즘 극을 높은 격조의 예술작품으로 끌어올린 최고 작가로 평가된다.

만선(滿船)1964년부터 2024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해마다 공연되고 있다. 배우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은 출연해 보고 싶고 연출가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 연출해 보고 싶은 희곡 만선(滿船)은 국민 연극으로서 위치를 굳혔다. 중편소설 신궁, 낙월도등은 연극과 영화로 각색돼 상연됐으며, 올여름에는 단편소설 혜자의 눈꽃, 포대령, 폭염등 세 편이 ‘2024년 네 번째 희곡열전천승세전으로 선정, 연극으로 각색돼 상연됐다.

또한 천승세는 1989창작과 비평(65)에 시 축시춘란(丑時春蘭)9편을 발표하면서 시인으로 등단해 세상을 한 번 더 놀라게 했다.

천승세는 시, 소설, 희곡, 수필 한국문학의 4대 장르를 섭렵하고 리얼리즘을 높은 격조의 예술작품으로 끌어올린 가장 독창적이고 무게 있는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그와 그의 작품들에 대한 비평과 논문의 양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하동 천승세의 작품에 대한 비평적 접근이 어려운 탓도 있겠지만 문단 내의 복잡한 사정, 영향력 있는 진보 문인들의 문단 카르텔에서 소외된 탓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본다. 이는 문학사 서술의 정당한 기준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현재 성장하는 문학예술과 작가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문학적 상황이다. 이에 하동천승세학회(학회장, 임동확)는 해마다 하동 천승세 학술제를 정기 개최해 나갈 것이며, 비정기적 학술제를 추가해 개최하며 하동 천승세의 작가적 삶과 작품의 문학사적 위치를 정당하게 평가하면서 그것의 현재 가치를 발굴하는 학술 활동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번 학술제에서는 우선 리얼리즘을 높은 격조의 예술작품으로 끌어올린 하동 소설 미학은 소박한 리얼리즘의 협소한 시각만으로 그 실체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을 명백하게 밝히면서, 다음으로는 게오르크 루카치(György Lukács)의 리얼리즘 미학이론과 현상학자 로만 잉가르덴(Roman Ingarden)의 다성악적 화음으로서의 미학이론을 결합해 천승세 소설작품의 가치를 조명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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