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자사주 취득 법적 공방으로 확산MBK-영풍,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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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법적 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을 막기 위해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가운데, 고려아연은 이를 적대적 M&A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주당 66만 원에 고려아연의 지분을 공개매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후,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청했다. 이들은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기간 동안 자사주를 취득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자본시장법 제140조에 따르면, 공개매수자 및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 기간 동안 대상 회사의 주식을 공개매수 외의 방법으로 매수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이 이 법을 위반한다고 보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또한, 영풍 측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회사의 자금을 사모펀드에 무리하게 투자하고,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채 주요 자산을 처분한 배임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에 약 6040억 원이 투자되었으나, 이 과정에서 이사회 결의가 없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또한, 해당 펀드가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에 연루되었으며, 부동산 및 드라마 제작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고려아연은 이러한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MBK파트너스를 '기업사냥꾼'이라고 비난했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가 과거 다수의 국내 기업을 인수한 뒤, 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과도한 배당을 통해 이익만을 챙긴 후 빠져나가는 '약탈적 경영'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할 경우,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과 자원이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한편 1949년 공동 창업된 고려아연과 영풍의 동업 관계에서 비롯된 지분 경쟁으로, 특히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이후 양측의 갈등이 본격화되었다. 현재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33.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MBK파트너스와 함께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최대 47.73%까지 끌어올리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경영권 방어에 나서고 있어, 양측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번 분쟁은 자사주 취득 문제와 경영권 방어, 법적 대응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고려아연과 영풍의 오랜 동업 체제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