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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 3.2m 죽음의 골목, 청년들 앗아갔다…국내 압사사고중 최악 피해

장덕중 | 기사입력 2022/10/31 [12:14]

폭 3.2m 죽음의 골목, 청년들 앗아갔다…국내 압사사고중 최악 피해

장덕중 | 입력 : 2022/10/31 [12:14]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정부는 사고원인을 파악하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핼러윈을 앞둔 주말이었던 29일 밤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서편 골목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154명이 깔려 숨지고 132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2014년 304명이 숨진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대형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처참한 사고현장 핼러윈을 이틀 앞둔 토요일이었던 29일 오후 10시 15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13만여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해밀톤호텔 서편 좁은 골목에서 총 154명이 사망하고 132명이 다치는 대형 압사 참사가 발생했다.

30일 소방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기준으로 이번 사고 사망자는 154명, 중상자 36명, 경상자 96명으로 모두 28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중상자가 적지 않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31일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엔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시민들은 지나가면서 이번 참사로 인해 숨진 154명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추모 현장엔 흰 국화뿐만 아니라 여러 문구들도 적혔다. 시민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부디 편히 잠드세요" "한 명이라도 더 살렸어야 했는데, 죄송할 따름이다" 등 글들을 남겼다.

사람들은 이번 참사로 인해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유튜브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퍼지는 사고 현장 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이태원 참사를 검색할 경우 피해자들의 얼굴이나 신체 일부가 가려지지 않은 채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있거나 구급대원에게서 실려가는 영상들을 볼 수 있었다.

정부가 561명으로 구성된 이태원 사고 수사본부를 설치했다. 사고원인을 철저히 밝히겠다고 자신했다.

한덕수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31일 오전 9시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관계기관과 사고 조치사항을 점검하고, 수습방안 등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이번 사고 장소는 해밀톤호텔 서편 폭 3.2m짜리 내리막 골목길이었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와 유명 식당 및 클럽이 밀집된 세계음식문화거리를 잇는 지름길이라 이태원역 인근에서 유동인구가 많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참사는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저녁부터 인파가 몰리면서 시작됐다. 골목마다 행인들이 옴짝달싹할 수 없을 정도로 가득 찼는데, 오후 10시 15분경 해밀톤호텔 서편 골목길에 서 있던 인파가 내리막 방향으로 넘어지면서 도미노처럼 서로 깔리는 참사가 났다.

신고 2분 만에 구조대원이 도착했지만 좁은 공간에 인파가 뒤엉켜 있어 구조가 쉽지 않았다. 더구나 도로 정체로 구급차 진입로가 확보되지 않아 구조 작업이 지연됐다. 시민들도 앞다퉈 팔을 걷어붙이고 심폐소생술(CPR)에 나섰지만 이미 구조의 골든타임(4분)은 지난 뒤였다.

소방당국은 이날 대응 최고 수준인 3단계를 발령하고 소방대원 경찰 등 2421명을 구조 작업에 투입했지만 끝내 154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내 압사 사고로는 최악의 인명 피해다.

사망자 154명 중 103명(66.9%)이 20대였다. △30대 30명 △10대 11명 △40대 8명 △50대 1명 등이었고 1명은 연령대가 파악되지 않았다. 사망자 중 98명은 여성이었다. 미국(2명), 중국(4명), 일본(2명), 러시아(4명), 이란(5명) 등 14개국 외국인 26명이 숨졌다.

이번 사고를 두고 예견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는 3년 만의 마스크 없는 핼러윈 축제라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릴 가능성이 컸지만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등은 안전사고 대비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는 주최자 없이 인근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파티를 여는 방식이라 안전조치 의무를 다해야 할 주체도 마땅치 않았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사고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들을 확보해 분석하는 한편 목격자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30일 오후 11시 기준 미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인니 등 69개국과 국제기구 93건의 조전 또는 위로 메시지를 접수했다.

사망자 해당 주한 대사관에는 장관 명의 서신을 별도로 발송해 위로하고 관계 공무원이 현장 지원을 위한 일대일 매칭 등 지원 태세를 가동 중이다.


원본 기사 보기:미디어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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