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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총장, “부자나라들이 기후 재앙 책임져라!!!”

구테후스 사무총장, “파키스탄 대홍수는 기후 재난을 벗어난 기후 재앙”
온실가스 배출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부자 나라들이 적극 해결책 마련해야
“오늘은 파키스탄이지만, 내일은 당신네 부자나라들일 수도 있다”라고 경고

김시월 대기자 | 기사입력 2022/09/13 [11:36]

유엔 총장, “부자나라들이 기후 재앙 책임져라!!!”

구테후스 사무총장, “파키스탄 대홍수는 기후 재난을 벗어난 기후 재앙”
온실가스 배출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부자 나라들이 적극 해결책 마련해야
“오늘은 파키스탄이지만, 내일은 당신네 부자나라들일 수도 있다”라고 경고

김시월 대기자 | 입력 : 2022/09/13 [11:36]

성경 속 노아의 홍수를 방불케 하는 대홍수에 신음하는 파키스탄을 방문한 안토니우 구테후스 유엔 사무총장은 내륙인지, 호수인지, 바다인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현장을 지난 10일 둘러본 뒤 이것은 기후 재앙이다. 재앙을 초래한 부자 나라들이 책임져야 한다라고 일갈했다.

 

지난달 하순 국토 3분지 1의 광대한 땅이 물에 잠긴 뒤 여전히 싯누런 흙탕물이 일렁거리는 대홍수 현장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서는 재난(disaster)이나 참사 정도를 한참 넘어선 기후 재앙(climate catastrophe)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이 지난 10일 파키스탄의 대홍수 이재민 소년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처참한 홍수 현장을 파악한 그는 온실가스 배출의 절대적 당사자인 부자 나라들이 기후 재앙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한반도 면적의 3.5배가 넘는 79국토의 3분지 1이 물에 휩쓸리고, 23천만 명 인구의 15%가량인 33백만 명이 수해를 입었으며,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14백여 명이나 되고, 가옥 180여만 채가 부서졌으니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는 재앙이라는 단어도 그 실상을 표현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랐을 만도 하다.

 

지난 20171월부터 6년째 유엔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구테후스총장은 이날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의 처참한 수해 현장에서 인도주의적으로 가슴을 여미게 하는 수많은 재난 현장을 살펴보았지만 이런 규모의 기후 재앙은 결코 본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테후스총장은 이번 파키스탄 대홍수의 주요 원인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이며, 이 기후변화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결정적으로 많이 배출하는 부자나라들의 책임이 절대적이다. 이것은 글로벌 위기이므로 전세계적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기후 위기를 초래하는 데에 대부분의 책임이 있는 부자나라들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구테후스총장은 또 몬순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은 것 같다라는 말로 이번 대홍수를 일으킨 기상현상을 압축 표현했다. 인도 · 파키스탄 등 서남아시아 지역에 여름철 비를 집중적으로 몰고 오는 인도양 계절풍에 누군가가 근육강화제인 스테로이드를 투입하여 올여름 몬순의 활동성을 엄청나게 강화시킨 결과, 이번 대홍수를 일으킬만한 비를 뿌렸다는 것이다

 

파키스탄 국토 중앙을 남북으로 길게 관통하는 인더스강 중하류 발루치스탄주의 지난달 하순 대홍수 때 모습. <AFP 연합뉴스>  

구테후스 총장은 이어서 주요 20개국’(G20)이 오늘날 지구 온실가스의 80%를 배출한다면서 통계가 본격적으로 잡히기 시작한 1959년 이래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파키스탄의 비중은 0.4%에 그친다. 그런데도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절대적으로 많이 배출하는 부자나라들이 아닌 파키스탄이 기후변화의 참극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쿠테후스총장은 파키스탄 같은 개발도상국들이 이런 재난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부자나라들이 도와줘야 할 도의적 책임이 있다. 그들이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의 절대적 원인제공자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하고는 오늘은 파키스탄이지만, 내일은 바로 당신네 부자나라들이 기후변화 비극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아흐산 아크발 파키스탄 개발계획부장관도 대홍수가 절정에 이른 지난달 말 우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총량은 세계 각국 가운데 최소 수준이라며 국제사회는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응할 인프라를 구출할 수 있도록 도와줄 책임이 있다고 호소했다.

 

셰리 레흐만 파키스탄 기후변화부장관도 파키스탄은 남북극 극지 지역 이외에 가장 많은 빙하가 있는 나라라며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 탓으로 빙하가 녹으면서 우리에게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주요국들의 책임이 크다고 성토했다.

 

인더스강 중하류 지역 신드주의 피해 상황을 돌아본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보이는 곳은 온통 물이라며 마치 바다와 같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기후 재앙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이 재앙은 우리 탓이 아니다라고 부자나라들의 책임을 지적했다.    

 

 

 

기후변화의 원인을 절대적으로 많이 제공한 부자나라들이 그만큼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마땅한 일이다. 지구온난화로 극지의 빙하와 눈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가라앉을 위험에 처한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의 프랭크 마이니마라마 총리는 이번 파키스탄 홍수를 지켜보면서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분명하게 따져 보자. 파키스탄 사람들은 파키스탄에 이런 짓을 하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한 짓이지만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들에게 그만큼의 책임이 있다. 우리가 화석연료에 대한 중독 증세를 치유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기후붕괴’(climate breakdown)의 방아쇠가 당겨질 것이다”.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도 성명을 냈다. “파키스탄의 치명적 대홍수는 기후변화의 파괴력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주요 원인 제공자인 부자나라들이, 별다른 책임이 없는데도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는 나라들을 의무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영국의 BBC방송은 지난 3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도 되지 않는 파키스탄이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재앙을 대표적으로 치르고 있다파키스탄 사람들 사이에서는 기후 불공정이라는 인식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 이 같은 기후변화의 절대적 책임이 있는 부자나라들은 과연 어느 나라들일까. 최근 여러 해 동안의 통계를 보면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순위는 중국-미국-인도-러시아-일본 순이다. ‘세계의 공장중국이 단연 맨 앞자리이고, 중국과 맞먹는 14억 인구의 인도가 역시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10위권이다.

 

반면에 온실가스의 경고음이 본격적으로 울리기 시작한 1950년대 이래 누적배출량에서는 미국-중국-러시아-일본-독일 순이다. 기존의 화석연료 중심에서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빨리 방향을 바꾼 독일은 누적배출량에서는 5위로 순서가 높지만, 최근의 배출량에서는 9위로 낮아져 기후변화 대응 성적이 매우 향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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