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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도 때로는 홍수가 난다.: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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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도 때로는 홍수가 난다.

북미 대륙에서 가장 건조하고 더운 데스밸리, 이달 초 ‘사막 홍수’가 휩쓸어   아라비아반도 ‘걸프’ 국가들도 어쩌다가 ‘사막 홍수’에 도시 기능 마비    ‘중국 대륙의 젖줄’ 양쯔강은 관측 이래 157년 만에 최저수위 기록

김시월 대기자 | 기사입력 2022/08/29 [09:49]

사막에도 때로는 홍수가 난다.

북미 대륙에서 가장 건조하고 더운 데스밸리, 이달 초 ‘사막 홍수’가 휩쓸어   아라비아반도 ‘걸프’ 국가들도 어쩌다가 ‘사막 홍수’에 도시 기능 마비    ‘중국 대륙의 젖줄’ 양쯔강은 관측 이래 157년 만에 최저수위 기록

김시월 대기자 | 입력 : 2022/08/29 [09:49]

올여름 세계적 기상 이변의 대표 현상으로는 아마도 중국 대륙의 젖줄양쯔강(長江 창장) 유역을 불가마처럼 데워버린 ‘157년 만의 최악 가뭄과 아라비아반도와 북미 대륙의 사막 홍수를 꼽을 수 있겠다.

8월 5일 3시간 만에 ‘1천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습적 폭우가 휩쓸고 간 미국 서부 사막지대 데스밸리의 모습. 미국 국립공원관리청 제공
8월 5일 3시간 만에 ‘1천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습적 폭우가 휩쓸고 간 미국 서부 사막지대 데스밸리의 모습. 미국 국립공원관리청 제공

지구에 거의 영구적인 빛에너지(열에너지)를 보내주는 태양과 천구(天球)의 별자리를 기준으로 할 때 26천 년 주기로 변화하는 지구자전축의 회전운동(세차운동), 태양을 중심으로 하는 지구 공전궤도인 타원 모양의 변화’(이심률의 변화), 태양-지구-달의 상호 운동,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 및 지구 대륙의 이동에 따른 대양 해류의 변화, 지구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의 변화 등 여러 가지 기후변화 요인에 따라 지구의 기후 및 기상은 혹한과 혹서, 가뭄과 홍수 등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지구의 기후는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하고 가뭄과 홍수가 거듭되는 것이다. 정밀 관측이 이루어진 최근의 결과만 놓고 보더라도 지난 2020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네바다주 사막지대 데스밸리’(Death Valley. 죽음의 계곡) 기온은 54까지 치솟아 지구 최고기온을 찍었으며, 1983년 남극에서는 영하 89까지 내려가 지구 최저기온으로 기록됐다.

 

45억 년 지구의 역사에서 지질학적으로 극히 최근의 사례만 살펴보더라도 66백만 년 전 신생대 초기에는 남극지방과 북극지방까지 온대기후였던데 반해 2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 때에는 북미 대륙만 보더라도 알래스카는 물론 캐나다 지역 전체와 미국 동부 뉴욕 일대까지 최고 3m 깊이의 얼음에 뒤덮여 있었다.

지구는 대륙의 거의 대부분이 얼음에 짓눌리는 빙하기와 따뜻한 날씨를 되찾는 간빙기를 수없이 반복해 왔는데 마지막 빙하기는 25천 년에서 15천 년 전까지 이어졌다. 수십만 년 전 지구에 출현한 현생인류는 이 마지막 빙하기 이후의 따뜻한 간빙기에 살고 있으면서 기후와 기상(날씨)의 변화에 따라 생사고락(生死苦樂)을 내어 맡길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히말라야산맥에서부터 동중국해까지 6,300를 흐르며 우리나라 남한 면적의 18배에 이르는 180의 유역에서 14억 중국 인구의 절반 가까운 사람들에게 절대적 영향력을 미치는 양쯔강은 1865년 관측이 시작된 이래 157년 만에 올해 8월 중순 이미 최저 수위를 기록했고, 강물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말라가고 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먹을 물은 물론, 농업 공업 상업 교통 등 전체 생활 및 산업의 영역에서 아우성이 빗발치고 있다. 지구상에서 양쯔강 유역보다도 훨씬 더 건조한 지역이 숱하게 많지만, 이 지역의 가뭄이 이처럼 사람들을 극한상황으로 몰고 가는 까닭은 이 지역의 사람들이 물과 가까이 지낼 수밖에 없는 친수(親水) 환경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반면에 같은 시기, 물을 가까이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던 사막 지역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쏟아지는 일시적인 폭우가 그대로 거대한 홍수를 일으키면서 이른바 사막 홍수가 바짝 메마른 사막을 휩쓸어버리는 일이 어쩌다가 한 번씩 발생한다.

 

북미 대륙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지역으로 꼽히는 미국 서부의 사막지대 데스밸리에는 지난 53시간 만에 371의 폭우가 쏟아졌는데, 이는 연평균 강수량의 75%에 이르는 막대한 물량이다. 미국 기상당국은 데스밸리의 8월 평균 강우량이 2.8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날의 물 폭탄같은 강수량은 ‘1천 년에 한 번 내릴까 말까 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 이 지역에서 한 해 동안 이런 폭우가 내릴 확률은 0.1%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데스밸리에서 1911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비슷한 양의 비가 쏟아진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일일 최대 강수량은 19884월에 기록된 377인데, 이때는 거의 하루 동안 비가

내렸으므로 비교적 덜 위협적이었으나, 단 몇 시간 만에 집중적으로 내린 이번 비는 가히 압도적으로 위력이 대단한 것이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쳐 있는 데스밸리는 한때 바다였던 지역이 주변의 조산운동 융기 작용으로 호수가 되었다가 결국 바닷물이 모두 말라붙어 바닥을 드러내면서 대부분 지역의 해발고도가 해수면 이하이며 가장 낮은 지점은 해수면보다 86m나 낮다. 따라서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은 산맥에 가로막혀 넘어오지 못하고, 데스밸리에 쏟아지는 태양 열기는 산맥에 둘러싸여 밖으로 나가지 못하면서 그야말로 사람이 살기 어려운 죽음의 계곡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러한 극한의 사막 지역에도 어쩌다가 홍수가 발생하는 게 자연의 섭리이다.

, 아프리카의 사하라사막과 함께 사막의 대명사처럼 인식되는 중동지역 아라비아반도에서는 올 1월 초 오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들에 짧은 시간동안 집중 폭우가 쏟아져 때아닌 사막 홍수에 도시 기능이 크게 마비되기도 했다.

지난 1월 4일 아라비아반도 남동쪽 끄트머리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 ‘사막 홍수’가 들이닥쳐 승용차 지붕까지 흙탕물이 차올랐다.
지난 1월 4일 아라비아반도 남동쪽 끄트머리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 ‘사막 홍수’가 들이닥쳐 승용차 지붕까지 흙탕물이 차올랐다.

집중 폭우가 쏟아져 때아닌 사막 홍수에 도시 기능이 크게 마비되기도 했다.

이 지역은 봄부터 가을까지는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지역이지만 그나마 겨울철에 어쩌다가 찔끔찔끔 비가 내리는 일도 있다. 그러나 도시가 마비될 정도로 홍수가 지는 일은 아주 극히 드문 일이어서 그 충격파가 대단하다.

이밖에, 비록 올해는 아닐지라도 5년 전인 20171121일 아라비아반도 홍해 연안에 위치한 사우디아라비아 두 번째 도시 제다 일대에는 2시간 동안 60의 많은 비가 내려 그야말로 물난리를 겪었다.

일 년 내내 건조한 사막기후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이처럼 하루 이틀 잠깐씩 내리는 비가 연중 강수량의 거의 전부인데 비교적 적은 비에도 물난리를 치를 수밖에 없는 까닭은 도시에 빗물 처리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연중 불어오는 바람에 사막 모래가 실려 와 그나마 설치돼 있는 배수시설에 장애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는 2009년 홍수로 무려 116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2017년 11월 2시간 동안 내린 60㎜의 비에 삽시간에 ‘물바다’로 변해 버린 사우디아라비아 제2 도시 제다의 모습.
2017년 11월 2시간 동안 내린 60㎜의 비에 삽시간에 ‘물바다’로 변해 버린 사우디아라비아 제2 도시 제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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